영국 왕실이 또다시 도덕 논란의 소용돌이에 섰다.

버킹엄 궁은 프린스 앤드루(Prince Andrew) 요크 공의 남작 직함과 명예 군직 박탈을 공식 확정했다. 표면상 이유는 왕실 의전 간소화였지만, 실제 배경은 제프리 엡스타인(Jeffrey Epstein) 사건과 연루된 성적 착취 의혹의 재점화다. 
피해자로 지목된 버지니아 지우프리(Virginia Giuffre)는 2025년 출간 예정인 회고록에서 당시의 경험과 왕실 내부 은폐 시도를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이미 2022년 민사 소송에서 비공개 합의를 통해 사건을 종결했으나, 이번 출간 결정은 ‘법적 합의와 도덕적 침묵은 별개’라는 입장을 보이려는 의지로 읽힌다.
 


영국 언론은 “왕실의 도덕적 기반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평가하며 사건을 ‘제2의 엡스타인 충격’으로 규정했다.
 


핵심 쟁점 분석

① 왕실의 위기 관리 한계
버킹엄 궁은 앤드루 왕자의 공식 활동 배제와 명예직 박탈로 사건을 봉합하려 했지만, ‘세금으로 유지되는 특권적 지위’에 대한 국민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BBC 여론조사에 따르면 영국인의 68%가 “앤드루 왕자가 모든 공적 활동에서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고 응답했다.

② 피해자 서사의 주도권 변화
버지니아 지우프리의 회고록은 단순한 피해 고백이 아니라, “기억의 주권” 을 되찾는 행위로 평가된다. 그녀는 법적 합의로 침묵을 강요당했지만, 이제는 글을 통해 사건의 서사를 다시 쥐고 있다. #RoyalSilence, #JusticeForVirginia 해시태그는 트위터 전역에서 트렌드 1위에 올랐다.


③ 국제 여론의 이중 기준
미국 언론은 “왕실 면책의 시대는 끝났다”(The End of Royal Immunity)라며 정치권 책임론을 제기했다. 반면 영국 보수 언론은 ‘왕실 수호 프레임’을 유지하며 피해자 회고록을 “상업적 목적의 행위”로 비판했다. 양측의 보도 톤이 극명히 갈리며 ‘언론의 권력 접근성’ 논란도 새롭게 부각됐다.

④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의 연결
미국 법무부가 최근 엡스타인 재단의 자금 흐름을 재조사하면서, 과거 앤드루 왕자가 해당 자금으로 운영된 행사에 참석했다는 기록이 재조명됐다. ‘법적 무죄 = 도덕적 면책’ 이라는 공식은 이제 설 자리를 잃었다.

 

문화적 해석

프린스 앤드루 사건은 ‘왕실’이라는 권력 기호와 젠더 정의의 충돌을 상징한다. 왕실이 ‘전통’ 과 ‘상징’의 가치를 유지하려는 동안, 시민사회는 투명성과 책임이라는 새로운 도덕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한 인물의 추락이 아니라, 영국 왕실 전체의 정당성 기반이 ‘윤리적 리더십’으로 재정의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왕관의 무게’는 이제 혈통이 아닌 책임에서 온다.




 

에디터 mail@k-news.co.kr